Blog 2008

하늘치의 블로그 흐름사.

하늘치 2007. 2. 17.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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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다닐 때, 교회 동생 하나가 홈페이지라는 걸 만들었다며 나에게 방문해 달라고 했다. 화려하다거나 알차다거나 한 건 아니었지만, 상당히 흥미로웠던 나는 그 길로 홈페이지 제작에 나섰다. html이라고는 전혀 모르던 나에게 그 당시 그것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은 '나모 웹 에디터'였다. 마치 한글에서 표 만들 듯이 쉽고 간단하게 다룰 수 있었으니까.

하지만, 곧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포기하고 말았다. 초보의 한계였다. 그 때부터 나는 다른 사람들의 홈페이지를 구경하며 마음에 드는 족족 나모로 베껴냈다. 그렇게 만들어진 첫 번째 홈페이지는 굉장히 심플하면서도 멋진 작품이 되었다. 물론, 내 입장에서 그랬다는 말이다. 그렇게 두 세번을 뚝딱 거리다가 마지막으로 남겨진 하나. 'http://hd.wo.to'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그리 오래 사용하지는 못했다. 당시에는 개인 홈피보다 카페나 클럽이 더 일반적이었기 때문이기도 했지만, 곧 싸이월드에서 '미니홈피' 바람이 불었기 때문이었다. 처음 미니홈피를 접했을 때는 사실 상당히 우스웠다. 사용자가 바꿀 수 있는 게 전무했기 때문이다. 마치 주어진 종이 인형에 옷만 갈아 입힐 수 있는 것과도 같았다. 하지만, 난 이내 싸이에 굴복할 수 밖에 없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싸이의 미니홈피를 나와 사뭇 다르게 받아들였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싸이월드의 미니홈피로 나만의 가상공간을 갈아탄 후, 작년 말까지 잘 지내왔으나.. 이글루스라는 색다른 블로그를 만나게 됐다. 그 전에도 물론, 다음의 플래닛이나 네이버의 블로그도 있었지만, 99% 주인장도 방문하지 않는 곳이었으니 말 다한 거다. 약 석달 정도, 이글루스의 생활에 만족하고 있을 무렵.. 다음과 테터툴즈의 'Tistory'에 관한 소문을 접하게 됐다. 또 뭔가 시끄럽구나 라고만 생각하던 나, 네이버의 '블로그 시즌2'에도 그다지 마음이 가지 않았던 터라 더 그랬다. 그러다가 또 다른 지인의 '테터툴즈' 블로그를 방문하게 되고.. 눈이 약간 휘뚱그래진다. ㅋ 그 때 생각난 것이 다음이 '테터툴즈'와 함께 만든 '티스토리'였다.

하지만, 티스토리는 아무나 받아주지 않았다. 내 생각에 이 전략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여하튼, 실망한 나는 다 접어버리고 조용히 지내기로 한다. 하지만 2월 초, 티스토리 가입 신청하는 방법을 알게 된 후 메일을 입력, 신청하게 되었다. 그 결과? 보시다시피다. 이틀 전인가... 'Tistory 초대 메일'이 와서 당연히 가입해 주었다. 감상평? 꽤 만족스럽다. 이글루스와는 여러 부분에서 달랐기에 적응기간이 다소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지만, 전반적으로 상당히 흡족하다. 특히 스킨, 좋다.

하지만, 한 가지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다.

이글루스가 모든 면에서 티스토리에 뒤진다 하더라도, 블로거들의 수준까지 싸잡아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석달이 못되는 시간 동안 이글루스에서 알게 된 수많은 블로거들은 대단했다. 생각의 깊이, 관심의 폭, 이 모든 것들이 나를 능가하는 것 같았다. 취미생활의 극을 달리는 고수들도 언뜻 보이는 듯도 했다. 티스토리의 블로거들도 그렇지 말라는 법은 없으나, 신생팀이 기존팀의 깊이를 쉽사리 앞지르지는 못하는 법이다. 어쨌든, 나야 사용하는 블로거 입장에서 다 잘되기를 바랄 뿐이다. 티스토리의 장점 중 하나가 '테터툴즈'와 연합했다는 데에 있다고 생각되기에 어쩌면 이미 앞지르기가 시작되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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