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짧은 시간의 프로그램이라, '이건 뭔가' 하는 호기심이 강한 탓에 보고자 했던 단박 인터뷰는 대박이었다. 김지하 시인의 진솔한 삶을 이끌어 낸 단박 인터뷰는 내게 긴 여운을 남겼다.
특히, 외국여행을 전혀 하지 않아 국내파로 알려진 그가, 최근 다녀온 해외여행(?)으로 인해 '김지하, 변했다'는 소리가 들려오던데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당연히 변하는 거 아니냐'는 답변을 들려준다. 그 외에도 몇몇 소박한, 그러나 연륜이 느껴지는 문답을 통해서 나는 그의 단호한 성품과 옛선비의 지조를 느꼈다. 그의 소탈한 대답에는 나도 모르게 너털웃음을 지으며 박수를 치는 내 모습이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세상은 넓을 뿐 아니라 그 깊이도 쉬이 짐작할 수 없는 것임을 오랜만에 눈과 귀로 느낄 수 있는 귀한 시간이었다.
이하 내용은 단박 인터뷰 홈페이지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 방송일시 : 2007년 8월 30일 목요일 밤 10 : 45분
■ 출 연 자 : 시인 김지하
■ 진 행 : 김영선 PD
■ 연 출 : 홍경수, 정승우, 허양재
■ 작 가 : 이남경
시 ‘오적’ 과 ‘타는 목마름으로’를 쓴 김지하 시인이 세계여행기를 들고 돌아왔다. 특히 이번 저서에서 미국의 중요성을 강조해 문화계의 화제가 되고 있다. 김지하 시인을 KBS <단박인터뷰>가 만나본다.
1. 미국은 중요하다!
세계여행기의 상당부분을 미국 이야기에 할애한 김지하 시인은 인터뷰를 하는 동안에도 미국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미국의 높은
과학수준과 전 지구적 영향력이 한국의 사상과 결합할 때 동아시아 태평양에서 신문명이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제국주의라 해서 함부로 대해서는 우리나라에 이롭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은 김지하가 친미 발언을 했다며 또 다시 변했다는
논란에 휩싸이기 했다. 이 논란에 대해 김지하 시인은 ‘오랜 시간 4,50권이 되는 책을 통해 여러 가지 많은 이야기를
해왔는데, 자신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말할 때 웃을 수밖에 없다’ 고 말했다.
2. 내가 살아온 과정에 대해서 잘 살았다고 큰 소리 못 친다.
3. 과거에는 오적(五賊) 이었지만, 지금은 오백 적쯤 된다!
70년대 사회를 비판한 풍자시에서 재벌, 국회의원, 고급공무원, 장성, 장차관을 오적(五賊)으로 지목했던 김지하 시인은 지금은 오적이 아니라 오백 적이 넘을지도 모른다며 도처가 도둑이라고 말했다. 풍자 시인을 다시 할 생각이 있냐고 묻자, 남을 놀리기 위해서는 자신이 깨끗해야 하며 잡혀 가도 끄떡 안하는 뱃심이 있어야 하고 입심도 좋아야 하기 때문에 나이든 사람들은 하기 힘들다며, 부끄러운 게 없는 젊은 풍자 시인이 많이 나타났으면 하는 바람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