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치 이야기/습작 노트

이클립스 [eclipse] _ intro

하늘치 2007. 9. 10.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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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intro ]

하늘을 찌르는 듯 무수히 세워져 있는 구조물들..

하나같이 온전한 모습은 보이지 않고 부서져 내린 듯 최상층은 뾰족한 철골을 흉측하게 드러내고 있다. 마치 거대한 폐허를 보는 듯 하다.

그 중심부에는 생각보다 깔끔한 외관을 드러내고 있는 원통형 탑구조의 건물이 유난히 밝은 햇빛에 번들번들거린다. 하지만 건물 내부는 바깥사정과는 사뭇 다른 모양이다. 최상층의 대강당으로 보이는 곳에는 수많은 책상과 좌석들이 강단을 중심으로 부채꼴을 이루고 있다. 대부분의 좌석에는 유리 파편들이 널려 있고 한 두 곳의 모니터만이 깜빡깜빡 거리며 뭔가를 보여주고 있다.



- 지구력 3807년 '유니언 연합' 보고서 - 첨부견해..

15년 전, 퍼스트 임팩트 이후 전 세계 인구의 65퍼센트 정도가 사라졌다. 대체 어떻게 된 것일까.. 당시 유수의 학자들과 연계한 초국가적인 탐사 끝에 한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이 밝혀졌다.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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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수 많은 사람들 중, 파악이 비교적 용이했던 유명인사들에 대한 조사가 생각보다 빨리 결론지어졌다. 그들 중 상당수가 잘 알려진 매지션들이었거나 그 능력을 지닌 자들이었다.

소위 마법사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이 세계를 지탱해 주던 두 가지의 문명체계의 한 축이었던 마법문명의 기반인 마나가 거의 측정되지 않았다. 이제는 기계 문명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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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 스트 임팩트 후, 남겨진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사라져버린 마법 문명이 남겨놓은 후유증이 너무 컸다. 일상생활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기존 에너지 체계의 갑작스런 변동으로 인해 각종 산업 및 군사 장비가 작동 불능에 가까운 상황에 처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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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러나 이런 문제도 중요했지만, 도대체 퍼스트 임팩트의 원인이 무엇인지 밝혀내는 일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지지부진이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그동안 수집된 정보를 종합해 본 결과, 퍼스트 임팩트에 비견될 만한 세컨드 임팩트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하나 둘 고개를 들고 있는 실정이다.





 15년 전..

「 발사 시퀀스 들어갑니다. 5, 4, 3, 2, 1, 발사!!! 」

「 쿠오오… 」

굉음을 내며 저 푸른 하늘을 향해 떠오르고 있는 우주선(宇宙船) 이클립스. 인류 역사상 전대미문의 광대한 역사를 창조하고 있는 장관을 놓치지 않기 위함인지 어느 한 사람도 관제탑 밖의 발사 현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 우와아아!!! “

“ 이럴수가.. 정말.. 정말로 성공이닷!!! “

우주선 이클립스가 지상에서 떠오르는 순간, 조마조마하게 지켜보던 관제탑의 모든 요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이틀 후..


「 치이익.. 여기는 이클립스. 회귀 시퀀스 들어갑니다. You copy? 」

“ I copy. 회귀 시퀀스.. 확인합니다. 무사복귀 바랍니다. You copy? ”

「 치이익.. I copy. 」

“ 이야아.. 드디어 유인 우주 왕복선의 시대가 도래했군요.. “

“ 이런 말 하기 좀 그렇지만, 아직 무사복귀 한 건 아니야.. 단정은 그 때 해도 늦지 않다구.. “

“ 예~예.. 하여간 팀장님, 그 완벽주의는 알아줘야 한다니까요.. 호호호~ “

관제탑 최상층의 항공 관제실.

그 창 너머에는 이틀 전 환호성의 감동이 아직도 남아있는 듯 했다.

그리고 우주로의 첫 걸음을 성공리에 마친 우주선 발사 장치의 정비 작업이 아직도 한창이었다.




같은 시간, 대기권으로 막 진입을 시도한 제1호 우주 왕복선, 이클립스는 아직까지는 안정된 모습이었다.

그렇게 대기권 진입 후 지구를 반 바퀴 정도 선회하던 중 관제탑으로부터 다급한 통신이 들어왔다.

「 치이익.. 이클립스!! 들립니까? 이클립스!! 이클립스!!! 응답바람!! You copy?!!! 」

“ I copy. 여기는 이클립스.. 무슨 일입니까? ”

「 치이익.. 팀장이다!! 선미에 회색 연기 관측.. 계기판 이상 없나? You copy? 」

“ 어이, 팀버슨!! 선미 쪽 확인 부탁해. 관제탑에서 선미 쪽에 이상 현상 발생 경고야. 것두 팀장이 직접!!! “

“ 여기는 이클립스. 지금 확인 중.. 계속 주지바람. You copy? ”

「 치이익.. I copy. 」

“ 이런.. 스미스!!! 엔진에 문제가 생겼나본데.. 마나스톤의 에너지 추출 플랫폼에 연결된 동력 연결장치에 빨간불이야!! 왜 이걸 못봤지.. 제길… 큰일이야!!! 멈추질 않잖아!! ”

“ 젠장.. 무사히 복귀할 수 있을 줄 알았더니.. Condition RED 발령!! 긴급 복구 들어간다!!! 켄지!! 어떻게 하는지 알지? 우측 레드박스로 상황 접수해!!! “

“ 관제탑!! 관제탑!!! 여기는 이클립스.. 상황 RED 발생!! 당장 ‘이펙트 오브 월’ 요청합니다!!! ”

「 치이익.. 알겠다. 시간이 좀 필요하다.. 어떻게든 버텨줘!!! 무사 복귀 안하면 죽여버릴꺼야!!! 」

“ 켄지!! 상황 어때? ”

“ 스미스 대장.. 우주 유영 때 엔진 멈춰놨던 게 아무래도 얼어붙어버린 것 같애요.. 엔진은 마나스톤 덕분에 그럭저럭 움직였지만.. 연결장치들이 죄다 얼어붙었던 터라.. 에너지 유입시 몇몇 유관들이 터져나갔습니다!! 제어가 안되요!! “

“ 젠장.. 이 높이에서 사고 나면 무슨 일이 벌어질 지 모르는데.. 켄지, 어떻게든 막을 수 없어? “

“ 그게.. 예비 유관들로 돌려놓기는 했지만, 얼마나 버틸 지 모르겠어요.. 착륙까지는… 이런!! 탈출해야 합니다!!! 에너지가 역류하기 시작했어요!! ”

“ 관제탑!! 관제탑!!! 보호막 아직 멀었나!!! “




관제탑.

“ 비상 대책반은 뭐하는 거야? 빨리 상황 RED 대응해!!! “

“ ‘이펙트 오브 월’ 발동!!! 이클립스 중심으로 반경 200미터 주위에 대에너지 대응막 형성합니다!! “

말이 끝남과 동시에 이클립스를 중심으로 거대한 반투명 구체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이어 벌어진 상황에 모두들 경악했다.

선미 쪽에서 순간 빛이 번쩍하면서 그 부근의 반투명 구체가 터져나간 것이다.

“ 아니!!! 팀장!! 저.. 저 상황에 맞는 대응은.. 어..없습니다!!! 저걸 막기엔 관제탑 마나스톤 용량이 너무 부족해요!! 저게… 저 이클립스가 폭발하게 되면… 이 세계는 멸망합니다!!! 제기랄!!!!! “

이미 시작된 섬광이 의미하는 바는 명확했다..

동시에 반투명 구체 전체가 번쩍하더니 주변의 모든 소리가 사라졌다.

고요해진 관제탑.

그러나 곧이어 엄청난 돌풍이 몰아쳤다.

순식간에 관제탑이 유리창들이 박살나면서 관제실은 아수라장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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