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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시즌이 돌아왔어요..

하늘치 2007. 11. 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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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에도 드디어 붕어빵이 나타났다. 가격도 아주 착한 7개 천원! 배고프다; 역시, 사가지고 들어올 것을..

집에 들어가서 씻고 쉬려는 찰나.. 자꾸 생각이 나서 카메라를 들고 집을 나왔다.
'이런.. 천원짜리 하나 가져올 껄..'이라며 후회했지만, 이미 빈손으로 나와 버린 것을 어쩌랴.
그래서 솔직히 죄송스런 마음에 옆에서 살짝 셔터만 한두번 누르고는 돌아와버렸다.
솔직히 아주머니께 죄송한 마음에 급하게 찍고 나오느라 사진이 그다지 선명하지 못하다;
다음엔 사먹을께요~


내게 있어 붕어빵은 아주 어릴 때, '풀빵'에 대한 기억에서부터 시작된다.

어린 시절을 전라남도 끄트머리에서 보냈기 때문에, 장날이면 늘 아부지, 어머니 손을 부여잡고(라고 쓰고 '붙들리어'라고 읽는다;) 장터 여기저기를 신기한 듯 돌아다니던 기억이 희미하게나마 남아있다. 그 중에서도 풀빵만큼은 꽤 선명하게 기억된다. 선뜻 사달라고 졸라대지는 못했던 그 시절, 그래도 가끔 손에 들려주셨을 풀빵 하나에 틀림없이 행복해했으리라.

나이를 적지 않게 먹어버린 지금, 나는 과연 지금도 그런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는지 되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  아주 작은 것에도 기뻐할 줄 알았던 어린 시절의 마음이 지금 우리에겐 얼마나 남아있는지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온갖 명품들로 치장한 이들을 향해 손가락질하면서도 그들의 부유함은 부러워하고,
소박한 의복을 걸친 이들을 향해 겉으로는 웃어주면서도 그들의 가난함은 무시하는..

악한 것이 만연한 이 세대에.. 그래도 나는 작은 등불이 되어 그 있는 자리나마 밝혀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데,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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