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치 이야기/독서 노트

[판타지] 다크스토리.. 묵향에 대한 이야기.

하늘치 2007. 2. 17. 0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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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을 처음 접했던 때가 대학교 2학년때 쯤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도 오래되서 기억도 가물가물하군요..아무튼, 군을 제대하고 판타지무협에 빠져 살던 제가 어느 정도 그 생활에서 벗어난 후 학교를 열심히 다니던 때였습니다. 친한 과 친구녀석이 '묵향'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거두절미하고 쉽게 강해지기만 하는 여타의 소설과는 달리, 강해지는 과정이 비교적 리얼하게 그려진 몇 안되는 수작을 발견했노라며 저에게 추천해주었던 바로 그 책.

묵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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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동조 저 | 명상(1~20), 1999년 09월 | 스카이BOOK (21~22), 2006년 03월



1. 무협

무협은 재미있지만, 그렇게 찾아다니며 볼 정도의 매니아는 아니었습니다. 상대의 무공을 보기만 해도 자신의 것으로 익힐 수 있다는 내용의 무협소설을, 고등학교 때 친구녀석이 보던 걸 같이 보면서, 접한 적은 있지만, '꽤 재미있군..' 정도의 반응이 솔직한 저의 심정이었거든요. 어쨌든 무협에 대해선 그다지 박식하지 못했던 저로서도 다음 내용에 대한 상당한 흥미를 유발시키는, 재미있는 책이었습니다.

당시 무협소설의 분위기랄까요, 스토리 양상은 전혀 아는 바가 없었지만 주인공이 정파가 아닌 마교였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은 제게 있어 상당한 즐거움이었습니다.

묵 향이 뜻하지 않게 무림을 떠나 국광이라는 별칭과 함께 군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갔던 부분과 부하, 동료로서의 새로운 그만의 세력이 이루어지는 과정 등은 개인적으로 신선하면서도 묵향에 대한 신뢰가 새로워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물론, 외면적으로는 너무 무뚝뚝한 모습에 개인적으로 안타까웠던 부분도 있었지만..

그렇게 우여곡절을 겪으며 무림 최고수의 반열에 오른 묵향이 결국 계략에 휘말려 세상을 떠야(?)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묵향 자신의 실력에 대한 자만심 때문이 아니었나 생각했습니다. 어느 정도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에 빠지기는 했으나, 빠져나오지 못할 정도의 실력은 아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하긴, 그만큼 강했기 때문에 배짱을 부린 것일 수도 있지만요.. 엄청난 위력의 진에 갇혔었는데도 정작 자신은 너무도 멀쩡한 모습으로 나타났으니.. 객체의 차원을 옮겨버리는 술법이 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던 설정의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설정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손을 놓을 수 없는 저의 BEST 소설이 될 수 있었던 것이지만요~ (^^*



2. 판타지

판 타지에서의 묵향이 겪게 되는 설정을 이해하는 데 있어서 저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드래곤라자'였습니다. 읽은 지 너무 오래되어 내용이 거의 기억나지 않을 정도이지만, 그 세계에서의 절대적인 존재, 드래곤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세계상이 당시 판타지 세계에 대한 저의 스키마를 구성하고 있었거든요.

새로운 세상에서의 첫번째 전투- 묵향vs타이탄-에서 그 능력을 유감없이 보여준 묵향에 대한 감사.. 하지만 너무 강한 주인공 때문에 이내 곧 식상해질 수도 있는 스토리가 마법과 계약이라는 판타지 특유의 설정 속에 녹아내려 오히려 더욱 흥미진진한 내용으로 발전하게 되더군요. 크흐~

여차저차해서 다크-묵향-의 입장에선 정말이지 말도 안되는 변신을 하게 됐지요. 또 하나의 라나-가장 싫어하는 '것'-가 되어버린 묵향. 잠시 미쳐버렸지만, 주인공이 영원히 미쳐버린다면 정말.. 작가분을 의심해야겠죠. (^^;

다행히 정신을 차리고 여러 방면으로 도움을 구하던 다크는 결국 노마법사의 조언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고 한 번 걸었던 길을 다시 걷기로 하죠. 만약 여기에서 다크가 나이아드 때문에 행한 속성법이 아닌, 원래 결심했던대로 시간은 좀 걸리더라도 정도를 걸었더라면.. 스토리가 어떻게 변했을지, 솔직히 무지 궁금합니다. 그랬다면 나~아중에 아르티어스와 어떤 관계를 맺게 됐을런지.. 코린토나 크라레스, 미네르바나 발렌시아드 대공, 카렐 등과는 또 어떤 관계로 맺어지게 되었을런지.. 저만 그런가요? ^^;

결국 나이아드 때문에 무공을 찾기 위해 속성법을 익힌 다크는 정신적인 문제-주화입마였던가요? ^^;;-에 빠져 아르티어스를 만나게 되죠. 이 때까지만 해도 드래곤에 대한 저의 인식은 상당히 '위대한 존재'라는 것이었지요.. 유희를 즐기긴 하지만 그 자체로서 충분히 권위적인...

'닭대가리 아르티어스'에서 그 편견은 깨집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묵향 스토리는 두어군데 있습니다.

하나는 아르티어스와 아르티엔, 그리고 카렐의 아내가 지켜보는 가운데 다크와 카렐이 펼치는 검술대련(대련.. 맞죠? ^^;)을 보고 내뱉는 아르티엔의 감탄어린 이야기였습니다. 그래봐야 무시했던 인간들에 대한 드래곤의 느낌에 불과할테지만.. '오호.. 쫌 하는데?' 뭐, 이런.. 아참, 여기에서도 아르티어스의 닭대가리적인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주죠. 이그..

두 번째는 또 하나의 거대한 마도전쟁으로 번질 뻔한 이야기에서 보여주는 타이탄을 탄 다크의 무시무시한 능력치입니다. 묵향 이야기의 초반, 무협편에서 산속의 농사짓던 기노인이 보여줬던 것이 있었죠. 자연의 기운을 모아 휘몰아치는.. 완전한 북명신공은 아니었지만, 다크 역시 그에 비해 모자람이 없을 것 같은 엄청난 위력을 보여줍니다. 제 아무리 카렐이라도 그건 못할 듯.. ㅋㅋㅋ

그리하야 여차저차 해서... 최강의 아르티엔은 죽고 그 여파로 미네르바도 죽죠. 분노한 드래곤의 브레스를 정조준으로 직격당했을터이니 결과는 뻔하겠죠? ^^;

결론적으로... 무협의 판타지 종횡무진 이야기였지만, 너무너무 재밌었습니다. (^^*



3. 리턴 투 무협

최강 묵향이 돌아왔다!!! 근데 여긴 어디??

다시 한 번, 아르티어스의 닭대가리스러움을 스쳐가듯.. 느낄 수 있는 대목;; 아, 물론 그 뛰어난 드래곤 본신의 능력 때문에 묵향의 원래 세계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이기에 유희를 넘어선 묵향을 향한 아르티어스의 마음을 생각하야 다음 이야기로..

돌아온 묵향은 정,사를 불문하고 멋진 모습으로 상대를 매료시키는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줍니다. 물론 절대 강자이기에 가능한 일이지요.

그리고 이쯤에서 작가님은 묵향, 그에 필적한 고수를 한 사람 등장시켰다가 바로 사장시켜버립니다. 아, 물론.. 거부감은 없었습니다. 소림사의 본 뜻을 지킨다는 데 무슨 거부감이 있겠습니까.. 묵향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히 예를 보일 정도니까요. 뭐, 그래봐야 묵향 나름의 예(禮)였겠지만.

아무튼!!! 이래저래, 1~4권과의 내용을 여전히 이어가는 스토리의 진행 역시 재미를 상승시키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드디어!!! 묵향과 나쁜 놈, 장인걸이 조우합니다. 전 솔직히 장인걸이 묵향에 어느 정도 필적하는 실력을 소유한 줄 알았거든요. 아니더군요!!! 저 혼자 착각하고 있었던 모양입니다. 묵향에겐 완전히 사냥감이더군요. 그래도 재밌습니다. 흐흐...

이래저래 벌써 21권을 넘어 22권을 바라보고 있는 묵향 시리즈.
빨리 다음 이야기가 나왔으면 좋겠습니다!!!


- 네이버의 판타지 까페에 올렸던 감상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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