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루피/사는 얘기

파도와 물결

하늘치 2007. 3. 6. 0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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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문득 강물의 물결이 이 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모두 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거지만.

어쨌거나 어린 시절을 바닷가에서 자랐기 때문에 여름철 바닷가의 파도를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다. 바닷가의 파도는 시작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점점 커졌다가 정점에 이르러서는 무너져 내리는, 그래서 수많은 포말을 일으키는 유형을 가진다. 게다가 하늘에서 본 바닷가의 파도는 전체적으로 일렬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멀리서부터, 고른 간격을 두고서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간다.

하지만,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바라본 강물의 물결은 마치 조각칼로 조각해 놓은 무늬와도 같다. 원류에서부터 인천 앞바다로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의 일부만이 시야에 잡혀와서일까? 장인의 숨결과도 같은 정성이 강물 위로 가득차 보이는 것이 신의 조각물이라 해도 과히 나쁘지 않으리라.

그런데, 만약 한강에도 바다에서처럼 파도가 일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태풍이 불어올 때마다 바다에서처럼 파고가 3~5미터씩 일어난다면, 과연 어떻게 될까?


(포스팅에 사용했던 사진은 저작권 문제를 우려해 삭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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