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로그' 라는 것은 대체 뭘까?
수년 전, 개인 홈페이지도 만들어 봤으나 워낙 졸작이었는데다가 아무런 콘텐츠가 없어, 지금은 찾는 이 없는 '유령의 집'이 되어 인터넷 상 어딘가에서 아직까지 홀로 떠돌고 있다. 쌍방향 소통이 없는 홈페이지의 한계와 그 최후를 직접 겪으면서 알게 된 것이다.
실질적인 블로그를 만든 것은 약 9~10개월 전이다. 개인 홈페이지의 실패 이후, 블로그에 대한 개념보다는 싸이월드의 '미니홈피' 개념에 더 익숙해 있던 중에 지인으로부터 전해 들은 것은 또 다른 세계, '이글루스'였다. 꽤 느낌이 괜찮은 곳이었지만, 사용자가 스킨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는 곳이 아니라 주어진 스킨에 약간의 변화만을 줄 수 있다는 제약이 아쉬웠다. 비슷한 시기에 만났던 또 하나는 바로 '테터툴즈'. 사용자의 입맛에는 딱 맞는 곳. 그러나 테터툴즈 사용자가 되기 위해서는 따로 계정도 구입해야 했고, 이것 저것 신경 써야 할 것도 많았다. 최소한의 그 사용 능력이 밑바탕이 되어야만 테터 유저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 와중에 다음의 티스토리를 만나게 되었다. 인터넷 세상은 확실히 발전해 가고 있었다. 스킨은 자신이 공부하는 만큼 자유롭게 바꿀 수 있고, 테터툴즈 사용의 유일한(?) 아쉬움인 트래픽 걱정을 할 필요가 없으며, 무한 자료의 업로드의 매력까지 지닌, 그야말로 현존 최강의 블로그 시스템이 아닌가.. 게다가 하나의 계정으로 독립url을 갖는 블로그를 5개나 만들 수 있고, 그 url마저 원하는 것으로 변경할 수 있다니.. 가히 혁명적이라 아니할 수 없으리라.
블로그란, 그저 웹포털에서 제공하는 툴에 갖힌 자그마한 공간에 불과한 줄 알았던 무지가 깨어지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전문가나 운영하는 것으로 생각했던 개인 홈페이지와의 격차도 그리 크지 않은, 아니 어중간한 것에 비해 훨씬 낫다고밖에 표현할 수 없는 티스토리의 모습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었다.
이렇게 그 동안의 경험과, 블로깅 최고의 환경인 티스토리와의 만남을 통해 '블로그'의 개념과 정체성, 그리고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어느 정도 체득하게 되었다.
■ 티스토리의 또 다른 특징은 '초대장' 시스템이다. 초기에는 티스토리 자체에서 신청자에 한해 초대장을 발송했지만,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오른 후부터는 각 사용자가 직접 초대장을 보낼 수 있게 된 것. 물론 이것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양날의 검과 같은 것이기는 하지만, 동시에 훌륭한 블로그 이웃을 만들어갈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본인은 가끔 방문하여 댓글을 주고 받는 분들이 있다. 최근 일이기는 하지만.
■ openuri.net , openuri.tistory.com
'OpeNuri'는 무지한 상태에서 시작한 블로그를 재정비해야겠다고 다짐했을 때 만들어 둔 블로그의 주제이자 명칭이었다. 원래는 많은 뜻을 담으려 한 것은 아니었다.
맨처음 떠오른 것은 'Open your eyes' 였다. 거창한 뜻 따위는 없었다. 그저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뜨고서 올바르게 살아가고 싶었을 뿐이었으니까. 그런데 'url'을 정하려고 보니 'Open your eyes'는 너무 길었다. 고민 끝에 비공식적으로 널리 쓰이는 축약법을 적용시키기로 했다. 'your'는 'ur'로, 'eye'는 'i'로 표현하면 되겠다고 생각을 굳힌 것이다. 물론, 'eyes'의 's' 때문에 고민이 좀 되었으나, 이내 다른 생각이 떠오르면서 'your eyes'는 'uri'로 굳혀졌다. 바로 우리말 '누리'였다.
'누리'는 세상을 예스럽게 표현하는 순우리말이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누리'의 영어표기 앞부분 'N'은 'Open'의 끝자리와 같고, 뒷부분 '-uri'는 그토록 고민했던 'your eyes'와 어감도 비슷했다. 게다가 눈을 열어 세상을 바라보자는 의도였으니 결국 세상을 뜻하는 '누리'와 굉장히 어울리지 않은가 말이다!!!
'OpeNuri'는 이렇게 탄생했다.
■ 이렇게 해서 예전부터 사용해왔던 '하늘치'라는 닉네임과 함께 티스토리에 새로이 둥지를 튼 블로그 이름은 'OpeNuri'가 되었다. 그리하여 다른 사람의 시각이 아닌, 나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보고자 한 것이다. 그것이 비록 '내 맘대로 세상 보기'가 될지라도.
"그리고 이곳이 나의 '블로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