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빛살처럼 눈부시게 빠르지. 한 움큼 손아귀 가득 쥔 모래가 손가락 마디마디 사이로 빠져나가듯이 어느 덧, 남아 있는 건 맨눈으로도 셀 수 있을만큼의 시간 알갱이. 내 나이만큼의 모래 알갱이. 언제나 내 것인냥 꼬옥 쥐고 있던 것인데, 갑자기 찾아온 허전함에 눈물은 강물이 되어 드넓던 모래톱을 모조리 쓸어가네.. 슬픈 멜로디는 여름철 소나기처럼 갑자기 찾아와 눈물은 시냇물이 되고, 강물이 되어, 경계마저 허물어진 바다로 모여든다. 바다 깊숙이 가라앉은 모래 알갱이는 모래톱으로 돌아갈 수 없어.. 그저 바다만이 구름이 되고 비가 되고, 또다시 눈물이 될 수 있을 뿐. 그래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시간. 그것도 빛살처럼 눈부시게 빠른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