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루피/세상 보기

달걀을 던졌던 사람은 누구였을까?

하늘치 2007. 9. 3.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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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에 피랍자 귀국 인터뷰를 봤습니다. 뉴스를 통해 비쳐진 귀국장은 이래저래 씁쓸했습니다. 그리고 여전한 네티즌들의 거친 입담 또한 하루의 기분을 언짢게 했습니다.

먼저, 계란 투척 사건이 있었지요. 누군지 참 궁금했습니다. 아마 한 개 정도만 던지고 제지를 당한 것 같던데, 제가 보기엔 제지를 당했다기 보다는 카메라가 자신을 향하자 몸을 돌리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마스크까지 쓰고 있었던 걸 보면 자신의 행위가 당당하지 못한 것임을 알기는 아는 것 같았습니다. 카메라에 찍히고 싶지 않았던 걸 보면 '아차..' 했을지도 모르지요. 물론, 아닐 수도 있겠지만.. 만약 '달걀 던진 녀석 누구야?!!!'라는 네티즌들의 호통이 이어졌더라면 아마 또 다른 마녀사냥이 벌어졌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 건 아마 생각지 못했겠지요. 그리고 자신의 행동 역시 피랍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식 행위였음을 말입니다.

봉투 사건도 있었습니다. 면세점에서 쇼핑을 했네 어쩌네 하는 문제로 시끌벅쩍하더군요. 예전과 같이 역시나 미처 확인되지도 않은 추측성 기사에 온 네티즌들은 이미 그것을 진실인 것처럼,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며 성토를 해댔습니다. 왜 그리도 성급하십니까. 직접 확인한 것도 아니면서 '그랬다더라'라는 몇 마디 말에 이지를 잃어버리기를 몇차례나 더 해야 하겠습니까. 문제 삼고자 하는 주제를 어떤 것으로 선택하느냐는 개인의 문제이지만, 제발 남들의 말에 무작정 휘둘리지 좀 마십시오. 특히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확인되지 않은 것이라면 더더욱.

근처 교회에서 나왔다는 몇몇 사람들이 피켓을 들고 나온 사건도 있었지요. 잘못한 거 없다며, 고개 숙이지 말라고요. 왜 그리도 지혜롭지 못하십니까. 전국민의 이목이 쏠린 곳에서 그렇게 튀는 행동을 했어야 했습니까. 나라 전체가 기독교와 반기독교의 대결로 치닫고 있는 흐름을 아직도 모르시는 겁니까. 이미 '기독교의 본질과 정신'은 네티즌들의 관심사에서 벗어나 있습니다. 단지, 그동안 한국 개신교회가 행한 무례함에 반하여 쌓인 것들이 계속해서 분출되고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그것에 대한 성급한 반응은 교회에 마이너스일 뿐입니다. 때로는 침묵이 지혜로운 처사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이제는 언행일치 좀 합시다. 성경에 말하는 진리를 입으로만 떠들지 말고, 삶의 전면에서 좀 보여줘야 할 거 아닙니까. 하긴, 냇물을 흐리는 건 미꾸라지 몇 마리면 족합니다만..

분당샘물교회와 기독교계의 반응도 네티즌들과 같이 조급하기는 마찬가지.. 차라리 침묵하셨으면 좋을 뻔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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