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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도서정가제' 시행에 대한 이야기.

하늘치 2007. 2. 2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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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형도서정가제’ 시행 4년 돌아보니

‘고무줄 할인폭’ 탈법만 키웠다
‘마일리지’ 못묶어 편법땐 100% 깎아주기 가능
‘10% 할인’마저 5년 뒤면 소멸되는 ‘일몰법’
되레 대형·온라인서점 유통 집중돼 취지 무색
‘완전정가제’로 개정해야 탈법 막을 수 있어

2002년 8월26일에 국회를 통과했고, 2003년 2월27일에 정식으로 발효된 ‘출판및인쇄진흥법’은 원래 새로 등장한 온라인서점이 과당경쟁을 벌이자 이를 막기 위해 서둘러 제정된 법이었다. 한데 원래의 취지와는 무관하게 법이 시행된 지난 4년간 출판시장은 전례 없이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대형 11곳 매출 1조원 쏠려
베스트셀러만 살아남는 구조
도서강국 일본은 정가제

할인과 마일리지의 수준을 가지고 논의 해봤자 지난 4년간의 경험에서 알 수 있듯이 이는 또 다른 ‘변형도서정가제’일 수밖에 없다. 지금이라도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다시 완전도서정가제로 돌아가는 길뿐이다. 우리 온라인서점은 책의 판매이익보다는 판매력을 키운 다음 광고, 타깃메일 등 프로모션 비용을 통해 이윤을 맞추고 있다. 완전도서정가제라는 명확한 원칙이 없다면 언제든 출판시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변칙적 할인 경쟁을 시도할 수 있음을 지난 4년은 명백하게 보여주었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도서의 할인, 적립금 혜택이 고마울 따름이지만, 현재 우리가 처한 상태에서는 그저 단기적인 안목을 가진 우둔한 대중심리의 발현일 뿐이다. 출판사가 이익을 내지 못한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출판업계의 고사로 이어질 수도 있는 이유 때문이다. 게다가 언제부터인지 할인과 적립금이 없는 곳은 사람들도 찾지 않게 되었고 차츰 그러한 정책은 소비자에게도 너무나 당연한 권리인 것처럼  여겨지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게다가 책값의 인상도 소비자들이 이같은 선택을 하도록 만들어가고 있다. 같은 책이라도 종이의 질감이 더 좋은 책, 디자인이 더 괜찮은 책을 찾는 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겠지만 이는 결국 책의 단가를 높이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종이의 질이 좋아진 대신 책의 단가도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것임에도 소비자들은 저렴한 문고판 보다는 고급 펄프 재질의 세련된 디자인의 책을 찾았고 결국 높게 책정된 가격이 일반화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된 후에야 도서의 정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미 저렴한 가격의 책은 보기 힘든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이니 할인 및 적립금 정책에 소비자들이 모여들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물론 작금의 행태가 출판업계나 온라인 서점, 소비자 중 어느 하나만의 잘못은 아니다. 모두가 같은 길을 가고 있음에도 어느 누구도 발길을 돌리려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는 2003년 2월 27일 정식 발효된 ‘출판및인쇄진흥법’에 기인한 바가 크다. 출판업계나 각종 온라인 서점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도서구입비용을 깎아주는 것이 고객의 시선을 끌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임을 안 까닭이었다. 이렇게 되자 소비자들은 당연히 한 권의 책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곳은 선호하게 되었고 자연스레 업계에서는 고객을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 아니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 과당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결국 기존 업계에서 경쟁력을 갖춘 대형 출판사 및 서점만이 살아남는 구조가 형성되었고 그나마도 출혈경쟁으로 인한 공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해결책은 기사 내용에서처럼 '도서정가제'에 있다는 것에 나 또한 동의한다. 원래 책은 돈 아까워 해서는 안 될 대상 중 하나가 아니던가. 단순히 베스트셀러에 목이 메여, 좀 더 싸게 구입하려고만 애쓰지 말고 가까운 서점에 나가서 자신이 진정 읽고 싶은 책은 직접 선택하는 기회를 가져봄이 어떠할런지.

사실, 온라인 서점에서 책을 구입하더라도 결재 금액이 일정 수준 이하일 경우에는 배송비까지 지불해야 한다. 그럴 경우엔 할인이나 적립금은 있으나마나한 것이 되기 쉬운데 이같은 기회에 동네의 작은 서점을 이용하는 것은 어떨까? 어릴 때 꿈 중 하나가 서점 주인이었던 내게는 새로운 경험이 될 수 있으리라.

만약 내가 서점 주인이 되었다면 지금쯤 어떻게 되었을까?? 마냥 밝지는 않았을 것이기에 출판업계,서점업계의 현실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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