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전인옥
벽돌을 던저 옥을 얻는다.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것을 취한다.
평화가 깃든 밥상
지난 번에는 '세잔의 차'를 원하시더니, 이번에는 '평화가 깃든 밥상'이다.
원래 먹거리에 관심이 많으시긴 했지만, 책마저도 이런 제목일 줄이야.. ^^
그래도 감사하다.
아들에게 이 책, 저 책 사달라고 해 주셔서 감사하다.
내게 더 많이 요구하셨으면 좋겠다. ^^
비록 드릴 물질은 많지 않지만, 마음은 많이 담아서 드릴 수는 있으니까..
사랑합니다.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
문성희 저 | 샨티 | 2009.07.20
자연 속에서 소박하게 살며 개발한 자연 요리 레시피
자연 요리 연구가이면서 세계적인 라자요가 명상학교인 브라마쿠마리스 학생이며, 단식 캠프 강사이기도 한 문성희. 그는 20여 년간 요리 학원 원장으로 살면서 맛있고 화려한 요리를 만들고 멋진 요리상을 차리는 일에 몰두해왔다. 그러나 가장 훌륭한 요리는 재료가 가진 본래의 생명력과 색깔과 모양을 망가뜨리지 않고 먹는 것이고, 그런 음식을 찾기 위해서는 마트가 아니라 밭으로 가면 된다는 사실과 조리 과정이 최소화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요리 학원을 그만두었다.
그 후 부산의 철마산 자락에 자리를 잡고 텃밭을 가꾸며, 햇볕과 바람에 말린 곡류와 채소로 생식을 만들어 사람들과 나누기 시작했다. 일 년에 한 번씩 ‘행복한 식탁이 있는 산속 음악회’를 열고 겨울이면 뜨겁게 달군 돌멩이를 끼고 앉아 손바느질로 옷을 지어입는 등 단순소박한 삶을 살면서, 요가 수련과 명상을 통해 몸과 마음 살피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거친 밥과 푸성귀, 건조 생식을 먹고 자연과 호흡하며 지낸 그녀는 차츰 자연이 가진 놀라운 생명 에너지를 느끼기 시작했다. 무겁던 몸은 가벼워졌고, 의식 또한 맑아졌다. 몸의 세포가 변화하는 걸 느끼면서 자연 그대로의 에너지를 간직한 음식을 먹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확신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본격적으로 자연 요리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들뫼자연음식연구소’를 만들어 생명을 살리는 자연 요리들을 개발해갔는데, 우리나라에서 민간 약재로 많이 사용하는 민들레, 질경이, 달개비 등의 들풀로 만든 산야초 효소(발효액)와 산야초차, 여러 발효 식품들, 건조 생식 등은 한국산업기술평가원에서 기술 평가를 통해 신기술 보육 사업으로 협약 체결을 맺기도 했다. 그 후로 자연 요리를 먹으며 먹성이 자연스럽게 바뀌면서 거기에 맞게 다채로운 요리들을 만들어갔다. 고기와 생선은 물론이고 생명 에너지의 흐름을 흩트리는 열성 많은 식품도 멀리하게 되었다. 그런 과정을 통해 파, 마늘 등 오신채를 넣지 않고 담근, 시원하고 맛있는 약선 김치를 비롯해 무호두탕국, 채소팔보채, 인디언신선로, 국수코스요리 등 맛과 영양이 살아있는 자연식 요리들을 많이 계발했다.
지금은'문성희의 자연식 밥상'요리 강좌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행복한 밥상을 선사하고 있으며, 생활협동조합, 환경운동연합, 녹색생명학교, 여성환경연대 등 여러 단체들과 ‘윤리?생태?자연?생명의’ 밥상 차리기, ‘평화가 깃든 밥상’ ‘지구를 위한’ 밥상 차리기 강좌를 꾸준히 해오고 있다.
30년 요리 인생을 통해 길어 올린 자연 요리 레시피
이 책에서 소개하는 만들기 쉽고 속 편한 열두 밥상과 쌀알이 쫀득쫀득 살아있어 원기 회복에 그만인 일곱 죽상, 아이들에게 안심하고 먹일 수 있는 영양 많은 간식, 파 ? 마늘 ? 젓갈 없이도 시원하고 맛있게 담그는 다섯 가지 김치, 생채소 요리를 더욱 맛있게 먹을 수 있는 효소와 소스는 요리와 함께 살아온 저자의 지난 30년의 삶 속에서 추리고 추린, 일종의 자연 요리 커리큘럼 같은 것이다. 쉽고 단순하고, 맛있고, 속이 편안해서 자꾸만 더 만들고 더 먹고 싶어지는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농약 없이 키운 건강한 재료들만을 사용해 자연을 살리고 나의 건강도 살리는 생명의 음식이다. 또한 내가 먹기 위해 동물의 생명을 빼앗지 않는 평화의 음식이기도 하다.
단순한 요리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도록 돕는 자세한 레시피와 문성희만의 특별한 요리 비법, 그리고 먹고 사는 것이 무엇인지,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은 어떠해야 하는지 사이사이 곁들인 에세이를 읽다보면, 그리고 문성희의 자연 요리를 직접 만들고 먹다보면 음식을 만들고 먹는 일이 반복적인 노동이 아닌, 생명을 살리는 창조적인 일임을 느끼게 되고, 만드는 즐거움과 먹는 즐거움이 더해져 어느새 내 몸과 마음에, 하루하루의 일상에 평화가 깃들게 될 것이다.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맛있다
버섯, 파프리카, 브로콜리, 무, 무청시래기, 감자, 토마토, 연근, 우엉, 상추, 깻잎 그녀가 내어놓는 재료들은 늘 비슷하다. ‘저런 일상적인 재료들로 매번 어떤 요리들을 만들까?’ ‘재료들이 비슷하니 종류도, 맛도 거기서 거기가 아닐까?’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막상 그녀의 음식을 먹어본 이들은 놀라움과 함께 만면에 미소를 띠운다. 채식 요리는 맛이 없다고 단정 짓던 사람들도 문성희의 요리를 접하고는 채식에 관한 편견을 쉽게 내려놓는다.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속이 편하다
이렇게 맛있는 음식이라면 절로 손이 가서 배가 부를 정도로 든든하게 먹게 된다. 하지만 걱정할 게 없다. 그녀의 요리를 먹어본 많은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속이 편하다”고 말한다. 아무리 맛있어도 먹고 나서 속이 더부룩하고 소화가 잘 안 된다면 다음부터는 먹기가 조심스러워진다. 하지만 그녀의 음식에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동물성 재료도 없고, 몸에 부담을 주는 과한 양념도 없으며, 재료의 자연 에너지를 최대한 살려서 사용하니 우리 몸이 쉽게 받아들이고 쉽게 내보내는 것이 당연하다. 속이 편안하니 마음의 안정도 따라온다. 거기에 그동안 잃어버린 맛의 감각을 되찾아가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다.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쉽다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누구나 만들 수 있을 정도로 그 과정도 단순하다. ‘1.씻는다. 2.껍질째 썬다. 3. 굽는다. 4. 먹는다’가 다이다. 거기에 껍질까지 그대로 쓰는데다 기름도 별로 사용하지 않으니 요리 과정뿐 아니라 치우는 일도 간단하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은 한 번은 해도 두 번, 세 번은 하기 힘들다. 쉽고 간단해서 오히려 공들이고 싶어지는 요리, 정말 간단해서 자기 식으로 응용하기도 좋은 음식이 문성희의 자연 요리이다. ‘아삭한 맛이 좋은 연근을 왜 꼭 조림으로만 해먹어야 하지? 이 아삭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법이 없을까?’ 하는 생각에 사과와 오이, 연근을 얇게 썰어 식초와 원당으로 버무려 즉석 피클을 만들고, 버섯, 호박, 두부를 구워먹다가 ‘다른 것도 구워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호기심에 묵, 사과, 파프리카, 양배추 등도 구워 소스에 찍어 먹는 채식철판구이가 만들어지는 식이다.
요리 솜씨가 없다며 요리라면 손을 절레절레 흔드는 사람이나 바쁜 생활로 제대로 음식을 해먹지 못하는 이들에겐 그녀의 요리가 더 큰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또한 만드는 사람, 먹는 사람이 스스로 아주 귀하고 소중한 존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드는 문성희의 요리를 만들고 먹다보면 무엇을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할지, 어떤 마음으로 요리를 해야 할지, 내 몸을 어떻게 대접해야 할지 저절로 배우게 될 것이다.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환경과 생명을 살린다
맛있고, 속 편하고, 만들기 쉽고, 치우기도 간단한 문성희의 자연 요리는 내 몸과 내 정신 그리고 자연을 살리는 ‘생명’ 그 자체다. 유기농으로 키운 재료만을 사용하고, 유해 첨가물을 넣어 가공한 양념들은 사용하지 않으며, 꼭 필요한 게 있다면 직접 만들어서 사용한다. 기름을 많이 쓰지 않는 것도 재료가 가진 본래의 맛을 찾는 동시에 우리와 더불어 사는 자연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그녀가 스스로 만들어놓은 열 가지 요리 원칙은 그래서 깊이 음미할 만하다.
첫째, 나는 생명이 인간에게 중요한 만큼 다른 생명체에도 중요하다고 믿기에 채식주의자가 되었다.
둘째, 되도록 가공 식품이나 수입 식품을 먹지 않는다.
셋째, 먹을거리를 손수 재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부득이할 때는 유기농 재배 농가나 협동조합, 유기농 매장에서 신선한 재료를 구매한다.
넷째, 껍질과 씨앗, 뿌리를 버리지 않고 먹어 먹을거리를 제공한 자연에 감사를 표한다.
다섯째, 되도록 조리 가공을 적게 한다. 신선한 날것을 많이 먹고 익힐 때는 가열을 최소화하며 양념을 적게 하여 재료의 신선한 맛을 최대한 살리고 살짝 찌거나 굽거나 데쳐서 먹는다.
여섯째, 조리법을 간단하게 하는 대신 한 그릇에 많은 채소 재료를 골고루 사용하고 밥도 다섯 가지 이상의 알곡을 섞는다. 반찬 가짓수를 두세 개 이상 놓지 않으며 조리된 음식은 서른여섯 시간 안에 먹고 음식물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일곱째, 음식을 만드는 동안 몸과 마음을 최상의 평화로운 상태로 만들어 음식에 좋은 파동이 담길 수 있도록 한다.
여덟째, 출처를 모르는 음식이나 밖에서 파는 음식을 먹지 않는다.
아홉째, 위장이 가득 차도록 먹지 않는다. 몸 안의 장기가 혹사 하지 않고 휴식할 수 있도록 한다.
열째, 씨앗이 자라 꽃 피우고 열매 맺도록 한 흙, 공기, 물, 햇빛의 수고로움 잊지 않는다. 그리고 다시 내게 들어와 내 몸으로 모양을 바꾼 그것들, 곧 내 몸에게 자주 사랑을 보낸다.
그녀는 이런 원칙을 갖고 그것을 지켜가며 많은 이들과 생명과 평화의 밥상을 나누고 있다. 이 책에서도 그녀의 이러한 생각들을 곳곳에서 읽을 수 있는데, 그녀가 쓰는 천연 수세미, 천연 세제, 무명 행주, 나무 도마, 나무 수저 등의 주방 용품을 통해서 그리고 나와 자연이 어떻게 더불어 살아가는지, 우리가 먹고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에세이를 통해서 음식을 만들고 먹는 행위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찾아갈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맛있고, 쉽고, 속 편한 음식을 만들고 먹으면서 나와 내 가족, 나아가 지구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문성희의 자연 요리를 식탁으로 가져가 보자.
출처 : 반디앤루니스 http://www.bandinluni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