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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암투가 더 무섭다더니.. 딱 그짝이다. 모르는 게 약이라는 격언의 범위는 시대가 변하면 변할수록 좁아만
가는 것 같다. 아는 게 곧 힘인 시대, 정보화 시대가 이미 절정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아무리 힘 있는 자가 내리 누르더라도
그들이 아는 것 만큼 우리도 알고 있다면 다음번엔 얼마든지 맞대응 할 수 있는 것이 요즘 세상인 듯 싶다. 정보의 그레샴
법칙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우리 민족은 여느 때처럼 잘 헤쳐나갈 수 있을 꺼야.
한반도 상공은 '우주 전쟁
우리 머리 위에 '정지위성 96개' 첫 확인
日21기 中18기 美13기 등 열강들 각축
저궤도 첩보위성은 추적 어려워 무방비 상태
우리나라의 하늘을 지배하는 나라는 누구일까. 한국천문연구원 박영득 임홍서 윤유나 박사팀은 최근 한반도 상공에 상주하는 고궤도 정지위성이 총 96개가 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 동안 우리를 감시하는 정지위성이 몇 개인지 몰랐던 우리가 직접 촬영하는데 성공, 그 숫자를 처음 확인한 셈이다.
●우리나라 상공의 정지위성 첫 확인
상공에서 우리나라를 지켜보는 위성의 주인은 일본 중국 러시아 미국 순으로 많았다. 96개 정지위성의 국적과 임무를 직접 확인한 결과 일본이 21기, 중국이 18기, 러시아가 15기, 미국이 13기의 위성을 보유하고 있다. 국적과 임무는 천문연이 제공한 위성 목록을 위성검색 사이트에서 확인한 것이다.
우 리 위성은 단 3기로 무궁화 2·3·5호다. 또 인도네시아 5기, 인도와 호주가 각 4기, 말레이시아 태국이 각 2기의 위성을 띄웠다. 국제기구의 위성도 2기가 떠있다. 이밖에 1기씩의 위성을 보유한 나라는 필리핀, 카자흐스탄, 싱가포르와 대만(공동 1기), 네덜란드, 독일,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통가 등 7개국이다.
96개 위성에는 군용과 상용 위성이 모두 포함되지만 임무는 대부분 방송통신 위성이다. 미국(지오스9)과 일본(히마와리6, MTSAT)이 운용하는 기상관측위성, 중국의 지구위치측정 위성(북두 시리즈)도 일부 있다.
●우주에서의 영토 싸움
열 강들이 많은 위성을 쏘아올린 만큼 자리다툼도 대단하다. 무궁화 위성은 서울(동경 126.3도)에서 서쪽으로 한참 치우친 동경 113도와 116도에 떠있다. 남의 나라인 중국 하늘 위다. 서울의 머리 꼭대기 부근에는 중국의 통신위성 DFH 3-2호(동경 125도)와 압스타(APSATR) 1A호(동경 126도)가, 러시아의 통신위성 고리존트(GORIZONT) 28호(동경 126도)가 이미 자리잡은 탓이다.
정지위성은 적도 상공의 고도 3만6,000㎞ 궤도에 위치해야 하기 때문에 위성 주차자리(Parking lot)가 무한정 넉넉하지 않다. 통상 전문가들은 1도에 1기, 최대한 빽빽하게 배치하면 2기의 위성을 넣을 수 있다고 본다. 이번에 관측된 정지위성도 경도 97도 범위에 있는 것이라 1도에 1기꼴이다.
천문연이 관측한 밤하늘의 범위는 지평선에서 아주 가까운 낮은 하늘을 뺀, ‘관측이 가능한 하늘’이다. 지구상 경도로 말하면 동경 80~174도로 서쪽으로는 인도,파키스탄에서 동쪽으로는 일본을 너머 러시아 캄차카반도까지 아우른다. 위성보유 숫자가 꼭 지상의 영토에 비례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우주진출을 가능케 하는 과학기술 수준이 곧 하늘에서의 국력인 셈이다.
●위성감시는 스타워즈의 시작
우주에 대한 감시망을 갖췄느냐 방치해두었느냐 하는 것은 21세기 국가안보에서 필수다. 천문연 박석재 원장은 “6자 회담을 하는 나라 중 자기 머리 위에 위성이 몇 개가 있는 지 몰랐던 나라가 우리 말고 또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 번 관측은 지름 60㎝ 자동 망원경으로 이루어졌다. 정지위성은 지구와 함께 자전하기 때문에 밤하늘의 별을 기준으로 삼아 선을 그으며 움직이는 것을 찾으면 된다. 정지위성은 햇빛을 반사해 광학망원경에 잡힌다. 초저녁이나 새벽녘에 비행기보다는 느리게 하늘에 줄을 그으며 지나는 물체를 눈으로도 볼 수 있는데 그것이 위성이다.
하지만 안보상 더 중요한 것은 고궤도에 떠있는 통신위성이 아니라 수백~수천㎞의 중·저궤도를 도는 첩보위성이다. 저궤도 위성은 정보가 공개돼 있지 않을 뿐더러 매우 빠른 속도로 지나쳐가기 때문에 촬영속도가 느린 일반 광학망원경으로는 추적이 매우 어렵다.
이 때문에 우리나라는 위성에 레이저를 쏘아 반사된 시간을 계산함으로써 위성의 정확한 고도를 측정하는 레이저위성추적시스템(SLR·Satellite Laser Ranging)을 준비중이다. 이는 ㎜ 단위로 정확히 위성까지의 거리를 측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5초만에 100도 범위의 하늘을 촬영할 수 있는 고속망원경을 결합한 시스템이어서 저궤도 위성도 감시할 수 있다.
천문연 박종욱 박사는 “주요 부품을 수입해 3년 내 소형 SLR을 구축한 뒤 5년 내 국산화 SLR 시스템을 갖추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SLR 프로젝트에는 총 250억원이 필요하다. 레이저의 강도만 높이면 올 초 중국이 미사일로 하늘에 떠있는 기상관측위성을 폭파한 것과 같은 요격도 가능하다. 결국 위성감시 시스템은 우주 전쟁의 초석인 셈이다.
지구의 자전속도와 같이 지구를 회전, 땅 위에서 보면 마치 하늘에 머물러 있는 듯이 보인다. 방송, 통신, 지구관측을 위한 위성들은 이처럼 제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적도 상공의 고도 3만6,000㎞의 궤도에 올려야 지구와 같은 속도로 돌 수 있다. 반면 첩보위성들은 이보다 낮은 궤도에서 하루에 몇 번씩 지구를 돌며 영상을 수집한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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