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쓴 루피/세상 보기

흡연유감

하늘치 2007. 4. 3.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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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는 동안, 내가 비흡연자로서 화가 나는 일이 있다면, 원하지도 않는 담배 연기를 뜻하지 않은 곳에서 너무나 쉽게 접한다는 것이다. 흡연자가 주로 모이는 곳을 내가 가지 않으면 될 일이라 생각했었던 적도 있었으나, 그건 길거리가 아니라 담배를 주로 피우는 일정한 장소를 일컫는 것이었다. 술집이라던가.. 아무튼 공공연한 흡연장소 말이다!!!

길거리 흡연자들은 반수 이상이 사실, 나이도 제법 지긋하게 드신 분들이다. 어디서나 어른 공경이라지만... 담배 연기를 퍼뜨리며 돌아다니시는 것까지 언제나 곱게 봐드리고 싶지는 않다.

오늘도 내 앞서 가시던 한 분이 담배를 하나 꺼내 입에 물어드시고는 불을 붙이셨다. 첫 흡입 후의 연기라 그런지 무지하게 양도 많고 새하얀 것이... 숨막힐까 봐 아예 들고 있던 파일로 부채질을 하며 자리를 피해버렸다. 만약 그 분 바로 앞에서 내가 말이지... 어깨가 뻐근하다고 어깨를 힘차게 돌리다가 그 분이나 주위 사람들을 본의 아니게 때리게 된다면, 아마도 십중 팔구는 큰 소리 나겠지? 심하면 경찰도 올테지..

담배 연기도 주위 사람들에겐 그와 똑같은 것이라는 걸 왜 몰라주는 걸까? 의식의 부재도 부재이지만, 이 사회에 극도로 만연한 이기주의의 보편적인 행태가 아닐까.. 흡연자들은 자신의 흡연 욕구를 채우기 위해 담배를 피울테지만, 옆에 있는 사람들에겐 그런 행위 자체가 얼마나 무례하기 짝이 없는 행동인지를 왜 모르는 것일까.

무례하다 해서 기분 나빠할 흡연자들이 있다면, 집에 들어가 온 가족을 안방에 모이게 한 다음 문을 잠그고 홀로 담배를 피워보시라. 평소처럼 한 개피만 피지 말고 반갑을, 한갑을 다 피워보시라. (물론, 정말 그렇게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무례한 정도가 아니라 폭력배나 진배 없을 터이다.) 가족이 어떤 반응을 보이겠는가. 아니, 본인조차도 어떻게 그럴 수 있겠느냐고 지금 반문하고 있지는 않은가? 그러니 담배를 피우기 전에 주변 사람들을 한 번 둘러 보시기를 바란다.

한 때는 건물마다 금연 구역을 설정하기도 했고, 때로는 금연건물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지금까지 지켜지는 곳은 과연 얼마나 될까? 첨단 시설이 왠만큼 잘 되어 있어 관리가 철저한 건물이 아니라면 거의 지켜지지 않을 것이다. 더군다나 회사의 이사나 사장 쯤 되시는 분들 중에는 자신의 집무실에서 심지어는 사무실에서까지 공공연히 담배를 물고 다니신다고 한다. 물론, 극히 일부일테지만, 지인 중에 그런 상사를 둔 사람이 있어 하는 말이다.

아무튼, 속내는 길거리 흡연 금지법안이 꼭 만들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담배를 만들어 내는 곳도 국가이니 내 바람이 얼마나 통하기야 하겠는가마는... 필요악도 정도가 있지.. 쯧쯧...

(이 글은 본인이 타 블로그에 올렸던 글을 가져온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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