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같이 군 생활하다가 나보다 두어달 먼저 전역했던 고참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사망했다고 했다. 왜 갑자기 그 때의 일이 떠오른 걸까? 씻으려고 화장실 들어갔다가 세면 중에 내 머리 속에 나타난 물음표를 닮은 느낌표. 내가 살아 있다는 건, 내가 해야 할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일거라는 것. 그게 이유. 진화론에 의하면 너무 재미 없잖아. 세상에 그것만큼 무의미하고 재미 없는 가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삶의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형편없는 가설.. 내 삶의 의미를 굳이 그런 곳에서 찾을 이유가 없지. 생각해보니 나도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꽤 많이 접했구나 싶다. 그런데, 동물의 평균 수명이 백년 안팎인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