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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시 4

[시] 가면의 독백.

가면의 독백 수 많은 가면은 세월의 흔적을 닮아 있다. 수천년을 살아남은 나무의 수명을 알기 위해 그 나무를 베어 내겠는가. 내게 그 수를 알 수 없는 가면이 있다 해서, 그걸 깨트리고자 삶을 고단하게 해야 하겠는가. 가면이 아닌 참 모습에 연지 곤지 하나씩 찍은 그런 얼굴로 봐주면 아니되겠는가. 그냥 살아도 우울한 일 많은 세상에 서로 웃는 가면 하나씩 쓰고 참 웃음 될 때까지 그냥 살면 아니되겠는가. 복잡한 인세에 나 하나, 쥐었던 돌멩이 내려 놓아도 바람에 일어나는 물결인데, 무엇하려 억지스레 만들려고. 차라리 그 바람, 내 바람이었으면 하지. 그리 살면 아니되겠는가. (하늘치, 2007년 3월 13일)

[시] 길

길. 길을 내는 것도 그 길을 지워 가는 것도, 단지 흔적을 남기고 지우는 행위의 반복에 지나지 않음을. 눈길이든지, 물길이든지, 혹은 하늘길이든지. 마음이 가는 곳마다 웃음의 색깔에 따라 길의 모습이 달라짐을 바보가 되어서야 알게 되었다. 그 수많은 길을 만들었던 날들은 이미 사라진지 오랜데, 그 길을 만들었던 웃음은 비인 마음에 돌아오질 않아. 이젠 더 이상 새로운 웃음을 만들어 낼 색깔이 내게 남아 있지 않다. (하늘치, 2007. 03.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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