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지하철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데 문득 강물의 물결이 이 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모두 고르게 일어나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뭐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거지만. 어쨌거나 어린 시절을 바닷가에서 자랐기 때문에 여름철 바닷가의 파도를 조금은 안다고 할 수 있다. 바닷가의 파도는 시작에서부터 끝에 이르기까지 점점 커졌다가 정점에 이르러서는 무너져 내리는, 그래서 수많은 포말을 일으키는 유형을 가진다. 게다가 하늘에서 본 바닷가의 파도는 전체적으로 일렬이다. 어디에서부터 시작된 것인지 알 수 없을 만큼 멀리서부터, 고른 간격을 두고서 오로지 한 방향으로만 움직여간다. 하지만, 한강을 가로지르는 다리에서 바라본 강물의 물결은 마치 조각칼로 조각해 놓은 무늬와도 같다. 원류에서부터 인천 앞바다로 흐르는 거대한 물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