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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 쓴 루피 172

껌 팔던 할아버지.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밤. 갑자기 굵어진 빗발의 무게가 고스란히 우산을 잡고 있던 손바닥에 전해졌다. 나는 물이 고인 웅덩이를 피해 육교쪽으로 걸어갔다. 집에 가려면 지하철을 타야 했고, 지하철역은 길 건너편에 있었으니까. 계단에는 오르내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신발이 젖지 않게 신경쓰며 육교위에 거의 다다랐을 때, 나는 할아버지 한 분을 보았다. 비가 꽤 내리는데도 불구하고 그 할아버지는 육교 위에서, 한 손으로는 우산을 잡고, 다른 손에는 껌 몇개를 올려놓고서 하나 사달라고 하시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지나쳤지만, 내 맞은편에서 오던 한 청년이 걸음을 빠르게 하며 할아버지께 여쭈었다. "하나 얼마에요?" "500원." 사람도 많았고, 걸음도 꽤나 재촉했던터라.. 그 뒷 얘..

내게 있어서의 현실이란.

내가 '현실' 운운할 때는 거의 대부분 앞날에 대한 것과 관련이 되어 있다. 음... 아마도 그런 것 같다. 그리고 그 '앞날'이라는 것을 내가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에 상당히 서툰 것이 현실. 쉽게 말하자면 '게으르다'고도 표현할 수 있겠지. 그 런데 개인적인 문제로 국한시킬 수 없는 경우의 '현실', 또는 '현실적'인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단지 한 사람만 더 연결되도 해도 (나에게는) 앞으로 나타날 수 있는 '현실적'인 경우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장기나 바둑을 둘 때 단 한 수 앞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상태와 비슷하달까. 그리고 그 많은 경우의 수 중에서 택한 나의 결정은 대부분 잊혀진다. 간혹 잊혀지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후회'와 관련된 사건들일 경우가 다..

저녁형 인간? 당신의 건강이 달아납니다

[news 스크랩 - 원문보기] 저녁형 인간? 당신의 건강이 달아납니다 날이 더워지면서 슬슬 밤이 무서워진다. 숙면을 취하지 못해 밤새 뒤척이다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워진 몸을 이끌고 출근길에 나서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기 때문이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요즘, 건강을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숙제는 그래서 다름아닌 '하절기 숙면 프로젝트' 이다. 첫째 자신의 생활패턴을 확인하고, 둘째 그 패턴의 장단점을 파악한 후, 셋째 그에 맞는 수면 전략을 짜는 게 순서이다. 아침형, 저녁형, 야근형 인간의 숙면처방을 미리 받아보자.

난, 노래가 하고 싶은 걸까..

물론, 노래..라기 보다는, 찬양이겠지만. 오랜만에 부산의 모교회 홈페이지를 들렀다가 성가대며, 여러 찬양의 모습들을 둘러봤다. 나도 저기에서 함께 찬양할 수 있었을텐데... 뭐, 그런 생각도 들었지만, 무엇보다 불편한 마음 없이 얼마든지 부르고 싶을 때 가서 부를 수 있는 곳이라는 게 더 아쉬운 것일테다.. 불편함은 게으름을 불러오는 걸까? 간간히 집에서 불러보기도 하고 녹음해서 대신 들어도 보고... 그게 주일에 교회에 가서 '드리는' 찬양과 그다지 다르지 않았으면 좋겠지만, 실상은 그렇지만도 않다. 우리 조상들이 말하는 '혼'이 담겨있지 않은, 그저 단순하게 노래를 부르는 것만 같아서.. 원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행사는 겉모습에 상관없이 더 이상의 생명은 없는 것. 그래서 더더욱 슬픈 건지도 모르겠다..

말씀에 대한 의무감.

말씀을 읽지 않은 지 꽤 됐다. 주일이 아니면 펼쳐본 일이 손가락에 꼽을만큼... 스스로도 이성적으로는 말씀을 펼쳐 영의 양식을 먹으라 하지만, 어느덧 그것이 귀찮다 여겨질만큼 게을러지고, 그만큼 타락하고, 그만큼 악해졌다. 억지로나마 먹어야 생명이 연장되리라. 토저 목사님은 어떻게 그리도 하나님을 즐거워 하실 수 있으셨을까? 무척이나 궁금하다. 그저 그 분의 전기 하나를 읽었을 뿐인데도, 그 분의 삶은 너무나 부럽다. 의무의 즐거운 이행. 그런 삶을 바라는 마음. 말씀을 펴다.

2 달간 한시적 잠수.

잔가지가 너무 많은 나무는 바람에 쉬이 휘둘린다. 뿌리가 깊지 못한 나무는 뽑히는 수가 있다. 뿌리가 깊더라도 자칫 흔들리기 쉬운 것이 인생.. 잔가지를 치기 위해서 토요일 낮에 내린 결정. 그동안 야금야금 손을 대왔던 것들을 한시적으로 내려놓는다. 티스토리와 이글루스 블로그, 미투데이, 플레이톡, 오게임, 로스트, 히어로즈, 문피아, 저렇게나 많았나??? ㅡㅡ; 솔직한 심정으로는 교회도 오전예배만 드리고 나오고 싶다. 성가대도 그만 두고 싶고.. 사람들 만나는 것도 부담스럽다. 물론, 친한 지인들을 일컫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경계가 뚜렷한 건 아니지.. 내가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 샤워를 하는 도중에 이런 허탈한 생각이 들었다. '정말 이렇게 살다가 가는 건가...' '내가 지금 뭘 하는거지...

인터넷 포스팅의 잊혀진 심각성.

[본 글은 matane님의 포스트에 트랙백한 글입니다.] 그동안 쉬이 잊고 지냈던 인터넷 포스팅의 심각한 맹점.. 포스팅 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을 해 봐야 할 필요가 있겠지요? 아무리 미니홈피에 일촌 기능이 있고, 비공개 기능이 있다고 해도, 마음만 먹으면 어느 정도까지는 들여다 볼 수도 있다는 뉴스가 생각납니다. 미니홈피 뿐이 아니겠지요. 이런 블로그나 여타 개인 홈페이지에도 넘쳐나는 개인 정보가 어느 순간, 어떻게 돌변하여 주인을 괴롭힐지는 아무도 모르는 세상입니다. 물론, 오히려 공개하고 싶어하는 분도 있으시겠지만...

'우리말 겨루기' 예선 문제에 참여해 보아요~ (^^;

월요일이면 늘 저녁 7시반이 될 때마다 떠오르는 프로그램이 있습니다. 바로 KBS 1TV의 '우리말 겨루기'이지요. 최근 몇 주간 볼 기회가 없었는데, 오늘은 다행히 볼 수 있었습니다. 굳이 우리말에 대한 관심이 많지는 않더라도 ,가끔은 정말 드라마같은 결과가 나와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때가 있는데, 오늘은 그 절정이었습니다~ ^^; 어쨌거나 '우리말 겨루기' 방송 사상 최고점의 예선 점수가 나와서 그 분이 무난하게 우리말 달인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여겼는데 웬걸... 무려 600여점 차이가 나던 차점자가 무섭게 낱말을 맞춰가더니 그만 우승까지 해버리더군요.. 허허... 고3이라던 이지연양이 계속해서 맞춰버리길래, 혼자서 '우와, 우와, 어어어....' 하다가 마지막 문제 '바람개비'를 맞추는 순간, ..

삶과 죽음, 산 자가 짊어진 삶의 의미.

군대를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이다. 같이 군 생활하다가 나보다 두어달 먼저 전역했던 고참에 대한 소식이 전해졌다. 자세한 정황은 모르지만, 사망했다고 했다. 왜 갑자기 그 때의 일이 떠오른 걸까? 씻으려고 화장실 들어갔다가 세면 중에 내 머리 속에 나타난 물음표를 닮은 느낌표. 내가 살아 있다는 건, 내가 해야 할 일,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기 때문일거라는 것. 그게 이유. 진화론에 의하면 너무 재미 없잖아. 세상에 그것만큼 무의미하고 재미 없는 가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삶의 모든 것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리는 형편없는 가설.. 내 삶의 의미를 굳이 그런 곳에서 찾을 이유가 없지. 생각해보니 나도 주위 사람들의 죽음을 꽤 많이 접했구나 싶다. 그런데, 동물의 평균 수명이 백년 안팎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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